회장 임기를 마치며 드리는 인사 (53 총회에서의 김미란 회장 인사말)
- 박영화(53)
- 2016.05.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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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53회 친구여러분!
오늘은 비가 오지만 계절의 여왕 5월에 가실 데도 많을 텐데도 불구하고 친구 따라 강남 오고 친구들을 찾아와 주셔서 참으로 반갑고 감사합니다.
2년전 동기회 회장이라는 공이 제 앞으로 떨어질 것 같았고 결국 그 공을 받겠다고 해놓고는 부담이 되어서 며칠 동안 잠 못 이루던 일이 벌써 옛일이 되고 어느새 임기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저는 회장을 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참으로 풍성한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9월 첫 행사로 경운회에서 우리 53회를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두 번의 총동창회 날 바자회와 산정호수와 곤지암으로 다녀 온 가을소풍,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 졸업 5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정말 많은 행복한 경험을 했습니다. 해미여행과 경주와 통영여행에서, 그리고 서울클럽의 기념총회에서 오래 동안 헤어져 있어 소식을 몰랐던 많은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 반갑고 기쁜 마음을 실컷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즐거웠던 장면들은 지난 가을에 발간된 특집 회보를 계속 들춰 보며 혼자 웃음 짓곤 했지요.
또 작년 초부터 새 주소록 만들겠다고 친구들에게 자료 요청하는 편지를 띄웠더니, 친구들이 이메일로 우편으로 답장을 보내왔는데, 그 중에는 요새 받기 힘든 손 글씨 주소의 편지봉투도 있어 가슴 뭉클한 새로운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봉투 속에는 짤막하지만 정다운 격려의 사연도 있어 여고시절 친구들과 편지 주고받던 일이 생각났지요. 그렇게 모인 새 주소와 새 사진으로 드디어 우리의 빨간 수첩이 탄생되어 오늘 여러분 앞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원래 작년 총회에 맞추어 발간하려 했으나, 그동안 우리나라 주소체계도 바뀌고 우편번호도 달라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늦어졌습니다. 일찍 주소와 사진 보내신 분들 빨간 수첩 많이 기다리셨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제가 회장 임기 중 얻은 제일 큰 수확은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걸을 수 있는 목은산회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입니다. 추운 날이나 더운 날이나 상관치 않고 봄에는 꽃길, 가을에는 단풍 길을 찾아 걸으며 소녀들처럼 담소하는 즐거움은 노년의 그 어떤 즐거움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비록 여러 사정 때문에 같이 걸을 수 없는 친구들이라 해도 카톡방을 통해 눈으로 마음으로 같이 걷고,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공간을 초월하는 대화를 하며 함께 즐거워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퇴직후 동창회에 들어와 다시 옛 친구들과 만나서 보낸 시간이 우리가 헤어져 살던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길지는 않지만, 지나간 회보나 53마당을 들추어 보면서 그동안 우리 친구들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힘들 때나 언제나 함께 모여 얼마나 많은 세월 서로 우애를 다져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50년 이상 가꾸어 온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인연과 우정이 앞으로도 더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언젠가 한 친구가 카톡방에 올린 영어 글귀가 떠오르는데요, 발음이 안 좋아서 제 나름대로 우리말로 번역해서 읽어 보겠습니다.
어머니는 낳아 주고
아버지는 길러 주고
스승은 지식을 가르치고
배우자는 인생을 알려주지만
기쁨과 즐거움과 웃을 일과 평생 갈 미소는
오직 친구들만이 줄수 있다.
아주 공감 가는 말 아닙니까?
지난 2년 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서 수고 많이 해주신 임원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총무에 전반부 여운옥, 후반부에 남필숙, 재무에 박영화, 감사에 이명순, 회보와 수첩 제작에 임복영, 김은재, 동영상제작에 김병애, 그리고 권용희, 송연호, 최경희, 최남주, 한화섭 임원이 수고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임원은 아니었지만 이번 수첩제작에 성명숙 동문이 큰 수고를 해주었습니다. 느려터진 회장이 부지런하고 동작 빠른 임원님들을 답답하게 해서 매번 죄송했습니다. 또 항상 뒤에서 조언해주며 회장이 쩔쩔 맬 때 크게 도와준 경운회 임원 탁은희, 정희선, 석경숙 동문에게 감사드리고, 누구보다 이제까지 53회의 기반을 잘 닦아 놓으신 전회장님들과 전 임원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우리 53회를 사랑하고 관심 갖고 격려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친구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올해 칠순 생일을 맞는 돼지띠 친구들 축하합니다! 서양식 칠순 맞은 개띠 친구들도 함께 축하합니다! 저는 2년 동안 계속 잔치 분위기에서 매우 행복했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6년 5월3일 김미란